“사내 분위기와 다른 글로 회사 명예 실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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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H는 "꼬우면 니들도 이직하든가" 등 국민 공분을 일으킨 블라인드앱 작성자에 대해 법적 조치에 나섰다. 사진은 LH 본사 전경.(사진=뉴시스) |
[세계로컬타임즈 김영식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이하 LH)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에 대한 사회적 파장이 일파만파 커지면서 해체 수준의 구조조정 방안 논의에도 국민 공분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는 모습이다. 의혹 자체도 문제지만 일부 직원으로 추정되는 이들의 논란 글이 확산되며 여론 악화에 기름을 부었다.
LH는 “꼬우면 이직하든가”, “어차피 한두 달 지나면 잊혀짐”, “투기는 우리 회사만의 복지이자 혜택” 등 블라인드앱 글로 국민 공분을 일으킨 자에 대해 수사 의뢰하는 한편, 직원으로 밝혀질 경우 파면 등 중징계를 내리겠다는 방침이다.
◆ “직원 확인되면 즉각 파면 및 손해배상 청구”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H는 최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앱 ‘블라인드’에 회사 명예를 실추하는 이같은 내용의 글을 올린 작성자에 대해 명예훼손과 모욕,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수사기관에 고발했다고 전날 밝혔다.
현재 LH는 3기 신도시 땅 투기 의혹으로 번진 직원들의 잇단 사망 등으로 회사 분위기가 크게 침체된 상태다. 앞서 LH는 지난 10일 1차 입장을 내고 “회사 내부 분위기와는 전혀 다른 글”이라며 “게시자가 현직 직원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고 항변한 바 있다.
지난 9일 블라인드 앱에는 최근 불거진 일부 직원 땅 투기 의혹과 관련, 작성자 직장이 한국토지주택공사 LH로 표시된 ‘내부에서는 신경도 안 씀’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블라인드는 가입 시 현재 근무 중인 회사 이메일 계정을 통해 인증받기 때문에 이 작성자는 LH 직원으로 추정됐다.
그는 해당 글에서 “난 열심히 차명 투기하면서 정년까지 꿀 빨면서 다니련다”, “어차피 한두 달만 지나면 사람들 기억에서 잊혀진다” 등 망언을 서슴지 않았다. 특히 토지개발 정보가 LH만의 복지‧혜택이라며 “꼬우면 이직하라”는 대목은 국민적 공분에 도화선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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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라인드. |
이외에도 LH 직원으로 추정된 글들이 이어지며 논란을 더욱 키웠다. 의혹이 불거지던 초반 “LH 직원은 부동산 투자를 하면 안 되냐”거나 주민 집회를 두고 “층수가 높아 안 들린다”며 조롱하는 글까지 등장했다.
이후 LH는 자체적인 전수조사와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 등 사태 수습에 노력을 기울여왔지만 결국 이같은 글들로 여론 공분이 커지고 걷잡을 수 없이 상황이 악화되자 작성자 색출에 나선 모양새다. 정치권에선 해체 수준의 고강도 개혁이 논의된 가운데, 최근 간부급 직원의 잇단 극단적 선택 등 LH는 현재 벼랑 끝으로 몰리는 양상이다.
이에 LH는 “허위사실에 기반한 자극적인 글이 게시된 뒤 공사 명예가 현저히 실추됐고, 이로 인해 사태 수습과 재발 방지를 위한 노력이 저해됐다”면서 “이 글은 부적절한 언사로 LH 직원과 가족, 전 국민을 공연히 모욕하고 명예를 훼손한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LH는 해당 글의 작성자가 직원으로 밝혀질 경우 즉각 파면 등 징계 조치는 물론,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 등 가능한 모든 법적수단을 동원해 처벌하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유사 사례가 발생한다면 추가 확인작업을 거쳐 수사 의뢰 등 적극적 조치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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