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현장·본사 생활방역 이행…재택근무 시스템 등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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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장기화로 경제 전반이 침체에 빠진 가운데 중견 건설사들도 생존을 위한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다. 올해 건설경기 전망이 어두운 것처럼 한 건설현장에 석양이 지면서 어둠이 깔리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세계로컬타임즈 최경서 기자] 올해 건설경기 전망은 어둡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코로나19 사태로 올해 건설투자가 최소 1조9000억원에서 최대 10조1000억원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산업계 취업자 수도 최소 2만1000명에서 최대 11만1000명 가량 검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역시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 증가로 올해 건설투자가 지난해보다 3%가량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처럼 경제 전반이 침체에 빠진 가운데 중견 건설사들도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서 생존을 위한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다.
뉴시스에 따르면 대형 건설사보다 운신의 폭이 적은 중견 건설사들은 트렌드에 뒤쳐지지 않는 마케팅 방식을 선택하고, 조직 내부의 위기관리 역량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우선 중견 건설사들은 코로나19 확산으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분양시장에서 빠른 적응력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19로 분양사업장 인근에 견본주택을 지어 지역에 존재감을 알렸던 기존 홍보방식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등의 영향으로 새로운 방식을 도입하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 이후 '언택트'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중견 건설사들은 이를 마케팅 방식에 적용하고 있다.
금호건설은 기존에 운영하고 있던 사이버 견본주택을 고도화하고, 사전예약제를 도입했다.
금호건설 관계자는 "최근 분양한 단지에 적용한 가상현실(VR) 등이 새롭게 적용돼 고객들의 호응이 높았다"며 "일부 지역의 경우 하루 60명까지 예약을 받아 시간단위로 배분해 견본주택을 공개하는 사전예약제를 도입해 운영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호반건설도 분양 마케팅의 급격한 변화를 예상했다. 호반건설은 최근 4곳을 분양했는데 모두 견본주택을 운영하지 않았다. 대신 인플루언서 유튜브 채널을 통해 분양 사실을 알렸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견본주택을 운영하지 않았지만 분양실적이 나쁘지 않았다"며 "앞으로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지만 온라인 마케팅만으로도 흥행을 이룰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되는 계기였다. 온라인 단지 소개 페이지 접속자 수만 가지고도 청약 결과가 예측되는 시대가 왔다"고 말했다.
두산건설도 분양시장에서 업계 최초로 카카오톡 채널을 활용해 수요자들의 궁금증을 풀어주는 상담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번 코로나19 확산으로 재택근무를 실시한 신동아건설은 비상시 이를 확대할 방안을 마련했다.
신동아건설은 그룹웨어, 사내 전사적자원관리(ERP) 등 재택근무 운영 시스템을 마련하고 외부 사용자 차단 등 전산 보안을 강화키로 했다. 또 각종 회의를 축소하는 등 회의 간소화 문화를 정착키로 했다. 건설현장에는 '현장 안전 보건관리업무 수행지침'을 수립해 전파키로 했다.
반도건설도 내부적으로 방역수칙을 철저히 이행하는 것에 방점을 찍었다.
반도건설 관계자는 "근무자들의 해외출장과 외부미팅을 자제하고 있다"며 "일부 부서는 재택근무를 시행하면서 출근하는 근무자들의 경우 출근시간을 달리하는 방안도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동부건설 관계자도 "본사와 현장 모두 일주일에 한 번씩 방역을 하고 있다"며 "마스크를 착용하고, 열화상 카메라로 근무자들의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중견 건설사들은 실제 사업성 개선을 위해 보수적 접근방식을 택하거나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확대 기회를 기대하고 있었다.
우미건설은 지난 3~4년간 지속된 부동산 활황기 속에서도 택지를 선별적으로 확보하는 등 시장에 보수적으로 접근해왔다.
우미건설 관계자는 "미리 준비해놓았기 때문에 현재 가지고 있는 물량에 대한 부담이 덜하다"며 "내부에서 수주 심의를 할 때 조금 더 보수적이고 신중하게 판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2018년에 이어 지난해 공공공사 분야에서 수주실적 2위를 기록한 동부건설은 정부의 SOC(사회간접자본) 투자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동부건설 관계자는 "공공공사 입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등 SOC 분야에서 기회가 올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건설부동산 전문가들은 "중견 건설사들이 코로나19 이후 위축된 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규제개선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관계자는 "건설업은 전후방 관련 효과가 높아 단기간에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이후 건설업에 대한 지나친 정부규제가 지속되고 있다"며 "이로 인해 수요심리가 꽁꽁 얼었다. 해외 역시 마찬가지인 상황에서 건설사들은 국내에서 생존해야 한다. 공급이 원활할 수 있도록 실제 운영자금을 지원하고 부동산 시장에 대한 호의적 관점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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