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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12월 정부의 부동산대책 발표 이후 서울 지역 고가 아파트의 매매 거래량이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사진=세계로컬타임즈DB) |
[세계로컬타임즈 김영식 기자] 정부가 지난해 내놓은 12‧16부동산안정화대책이 시행된 지 3개월여 흐른 현재 서울 9억 원 초과 아파트 매매거래량이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같은 기간 경기와 인천 지역 9억 원 미만 아파트 매매는 증가했다.
◆ 서울 ‘9억 초과’ 아파트 감소 폭…“이하 대비 2.3배↑”
24일 KB부동산 리브온이 지난 15일 기준 국토교통부 실거래 자료(19년 9월 16일~20년 3월 15일)를 토대로 12‧16대책 전후 3개월 대비 가격대별 아파트 매매 거래량 증감률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
이 기간 거래가격 9억 원을 넘는 아파트의 매매거래량 감소 폭은 서울·경기를 중심으로 컸다.
분석 결과, 서울 9억 원 초과 아파트의 실거래 신고건수는 3,731건으로 대책 직전 3개월(9,757건) 대비 61%(6,026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거래가격 9억 원 이하 감소 폭에 비해 2.3배 큰 수치다.
거래 신고 기한 30일 이내를 고려하더라도 9억 원 초과 아파트 매매 거래량 감소 폭은 크다는 평가다. 실제 거래가격 9억 원 이하 계약건수는 1만6,837건으로 대책 직전 3개월 2만2,726건 대비 25%(5889건) 줄었다. 상대적으로 고가 아파트 대비 감소 폭이 좁혀진 셈이다.
9억 원 초과 아파트가 밀집된 강남3구는 대책 직전 3개월 4,376건에서 대책 직후 3개월 1,274건으로 평균 70%(3102건) 줄었다.
강남구는 1,646건에서 447건(72%‧1,199건), 서초구는 1,148건에서 334(70%‧814건), 송파구는 1,582건에서 493건(68%‧1,089건)으로 각각 감소했다. 마·용·성도 1,874건에서 832건으로 평균 55%(1042건) 줄었다.
경기도도 2,454건에서 1,077건으로 56%(1,377건) 감소했다.
수원 영통구는 239건에서 97건(59%‧142건), 성남 분당구는 1,293건에서 515건(60%‧778건), 과천시는 197건에서 31건(84%‧166건)으로 각각 줄었다. 해운대구 중심으로 9억 원 초과 아파트가 밀집된 부산은 310건에서 228건(26%‧82건), 대구 170건에서 98건(42%‧72건)으로 줄었다.
9억 원 이하 아파트 거래에서는 경기‧인천 지역에서 늘어난 점이 눈에 띈다. 12‧16대책 이후 수도권에서 9억 원 이하 아파트 거래가 늘어난 곳은 경기‧인천 두 지역으로 한정됐다.
먼저 경기에선 기존 5만2,771건에서 27%(1만4,451건) 늘어난 총 6만7,222건이 거래됐다. 특히 과천, 광명, 성남, 하남 지역을 제외한 비규제지역을 중심으로 매매 거래가 늘었다. 인천은 1만1,545건에서 41%(4,800건) 늘어난 1만6,345건 거래됐다.
지방에선 강원(18%), 세종(32%), 전북(10%), 전남(7%)에서 각각 증가세를 탔다.
특히 부산은 9억 원 이하 아파트의 매매거래 감소 폭이 큰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대책 이전 1만5,379건에서 31%(4,842건) 줄어든 1만537건이 거래됐다. 해운대구는 지난 11월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된 후 가격 상승세를 보였으나 최근 들어 주춤해지면서 거래량도 감소했다.
◆ 고가 아파트 ‘보유세 폭탄’ 현실화
이런 가운데 9억 원 이상 고가 아파트에 대한 보유세 부담이 커지면서 향후 거래량 감소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고가 아파트 공시가격 인상률은 21.1% 두 자릿수까지 치솟으면서 보유세 폭탄은 현실화됐다.
국토부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소재 아파트 두 채를 보유한 경우, 지난해 보유세는 3,047만 원 수준이었으나 올해는 76% 늘어난 5,366만 원까지 올랐다.
다만 시세 9억 원 미만의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시세 변동 수준을 반영, 지난해 인상률 2.8% 보다 낮은 1.9% 오르는 데 그쳤다. 9억 원 이상 고가 아파트보다 보유세 부담이 상대적으로 작은 셈이다.
이에 올해 주택시장은 9억 원 이하 실수요 위주로 시장이 바뀌고, 무주택자는 매수시기를 미루며 전‧월세 상태로 관망, 결국 전‧월세 거래량이 늘어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KB부동산 관계자는 “고가 아파트는 대출규제로 자금마련이 어렵고, 공시가격 인상으로 보유세 부담도 커졌다”며 “9억 원 이상 아파트 비중이 높은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거래량 감소세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조정대상지역 내 자금조달계획서 대상이 3억 원으로 확대되고, 코로나19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과 실물경기 위축으로 부동산 시장에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라며 “최근 주택시장에서 추가 매입은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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