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에게 경영권 물려주지 않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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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4일 기자회견에서 입장문 발표 도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사진=뉴시스) |
[세계로컬타임즈 박병오 기자] ‘불가리스에 코로나19 억제 효과가 있다’는 취지의 발표가 이뤄진 지 3주 만에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자리에서 물러난다. 눈물의 대국민 사과에 나선 홍 회장은 회사를 자신의 자녀에게 물려주지 않겠다는 의지도 명확히 했다.
홍 회장은 4일 서울 논현동 소재 남양유업 본사 3층 대강당에서 대국민사과 기자회견을 열고 고개를 숙였다.
이 자리에서 홍 회장은 “먼저 모든 국민이 코로나19로 힘든 시기 당사 불가리스 관련 논란으로 실망하고 분노했을 온 국민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또한 현장에서 상처받고 어려운 날들을 보내는 직원‧대리점주 및 낙농가 여러분께도 죄송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동안 회사 성장만을 바라보면서 달려오다 보니 구시대적인 사고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소비자 여러분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면서 “이밖에도 국민 여러분을 실망케 한 크고 작은 논란들에 대해 소회를 밝히고자 한다”고 말했다.
특히 홍 회장은 이번 불가리스 사태는 물론 과거 남양유업 관련 논란 하나하나를 거론하며 거듭 고개를 숙였다.
이에 홍 회장은 “2013년 회사의 밀어내기 사건과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외조카 황하나 사건, 지난해 발생한 온라인 댓글 등 논란들이 발생했을 때 회장으로서 더욱 적극적인 자세로 나서 사과드리고 필요한 조치를 취했어야 했는데 많이 부족했다”고 강조했다.
홍 회장은 사퇴 의사를 스스로 밝히는 과정에서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홍 회장은 “이 모든 것에 책임을 지기 위해 남양유업 회장직에서 물러날 것”이라며 “자식에게도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말하면서 눈물을 흘렸다.
마지막으로 그는 “최근 사태 수습과 이런 결심을 하는 데까지 늦어지게 돼 진심으로 죄송한 마음”이라며 “살을 깎는 혁신을 통해 새로운 날들을 만들어나갈 우리 직원들을 다시 한 번 믿어주고 성원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홍 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세 차례에 걸쳐 90도로 고개와 허리를 숙여 사과하는 장면을 연출했다. 특히 입장문을 읽는 도중 감정에 북받쳐 울먹이기도 했으며, 결국 입장문을 다 읽지도 못한 채 자리를 떠났다.
홍 회장은 이날 낸 보도자료에서 “모든 잘못은 저에게서 비롯된 것이니 저의 사퇴를 계기로 지금까지 좋은 제품으로 국민 사랑에 보답하려 묵묵히 노력해온 남양유업 가족들에 대한 싸늘한 시선은 거두어 주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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