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경매장 및 경기권 4개소 개 불법 도살장 실태 담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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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동물권행동 카라 활동가들이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개식용 종식 입법 촉구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다.(사진=뉴시스) |
[세계로컬타임즈 김영식 기자] 말복을 하루 앞둔 9일 동물권행동 카라(이하 카라)는 지난 2021년 폐쇄된 파주시 소재 ‘식용개’ 경매장과 급습을 통해 고발, 폐쇄한 경기도 개 불법 도살장 4개소에 대한 실태보고서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 “정부·국회 무관심이 사태 키워”
카라에 따르면 이번 보고서에는 경매장 잠입 조사 및 경매 전표 입수 후 분석하고, 도살장에서 구조된 전(全) 개체 중 개 129마리에 대한 조사 결과가 담겼다.
이른바 ‘식용개’를 거래하는 경매장 전표 자료는 지난 2021년 9월부터 11월까지 거래된 내역이 포함됐다는 설명이다.
카라가 경매 전표 739건(구매), 746건(판매)를 분석한 결과, 해당 기간 참여한 경매 회원 구매자는 198명, 판매자는 266명이며, 개의 구매와 판매를 동시에 진행한 회원은 59명으로 집계됐다. 구매자는 개를 도살해 사철탕집, 건강원 등으로 납품하는 개농장주(또는 도살장도 겸업하는 자)로, 판매자는 개농장을 운영하는 자로 추정됐다.
3개월간 거래 규모를 보면, 구매 총액은 약 7억5,000만 원, 판매 총액은 약 7억3,000만 원으로 파악됐다. 거래 건당 100만 원 이상, 마리당 약 18만6,000원 수준이다.
카라는 “경매장은 거래 건당 6%의 수수료를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같은 기간 경매장 소득은 총 8,948만5,560원으로, 월 3,000만원 이상 소득을 얻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해당 보고서는 경매장의 판매와 구매 행위 모두 현금거래라는 점에서 경매장이 제대로 소득신고를 했는지 여부를 파악하는 게 중요할 것이라고 짚었다.
아울러 거래 동물 분석 결과, 지육을 최대한 많이 생산하기 위한 목적으로 소위 맹견으로 분류되는 ‘도사 또는 도사 혼종’을 일컫는 ‘누렁이’가 구매 총수 4,057마리 중 1,408마리, 판매 총수 4,012마리 중 1,415마리로 가장 많이 거래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진도 혹은 그 혼종’을 일컫는 백구, 황구, 검둥이, 황검둥 등이 그 다음을 차지하고 있고, 이들을 합치면 ‘누렁이’보다 더 많이 거래되고 있어 천연기념물인 진도에 대한 국가의 심각한 관리 부재와 태만을 방증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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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고서 표지.ⓒ카라 |
보고서에 따르면 구조된 개들 129마리의 90% 이상이 영양실조, 탈수, 중증 피부결손을 포함한 각종 질환을 지닌 것으로 나왔다. 구조된 개들의 평균 연령은 2세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충분히 예방가능한 심장사상충에 감염된 개체가 4분의 1에 달했다.
심장사상충 포함 파보 바이러스, 홍역 등 치사율 높은 질환 개체 46마리의 치료비용은 최소 1억1,500만 원에 이른다. 구조된 개들의 98.4%는 10kg 이상의 중·대형견이며, 이 중 6마리가 50kg이 넘는 도사견, 그레이트덴이다.
진도뿐만 아니라 리트리버, 시베리안 허스키, 웰시코기 등 소위 ‘품종견’도 포함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 동물들을 치료, 보호, 사회화 훈련, 입양하는 데까지 마리당 최소 500만 원 이상이 필요하며, 현재 이러한 비용은 구조하는 개인·시민단체 등이 고스란히 감당해야 하는 현실이라는 지적이다.
카라는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동물복지의 심각한 훼손과 오염된 환경, 부패한 음식물쓰레기 동물 급여와 전염병 등 방역체계 와해의 원인은 개식용 산업과 이를 묵인해 온 정부”라고 지적했다.
이어 “개식용 산업은 반려견과 소위 식용견으로 개를 임의 구분해 학대·도살하며 이득을 취하는 동시에, 이미 ‘동물보호법’ 등 여러 현행법령을 위반하고 있음에도 식약처 등 관계부처들이 사회적 합의에 다다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무위로 일관한 결과 막대한 규모의 피학대 동물과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게 된 것”이라고 했다.
카라 정책기획팀 신주운 활동가는 “전국 각지에 난립한 불법 도살장을 적발, 폐쇄하면서 피학대 동물을 온전히 구조하기까지 막대한 인적, 물적 자원이 소요되고 있다”며 “이러한 현실은 결코 지속가능하지 않으며 정부는 개식용 산업의 명백한 불법행위를 하루속히 단속하고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진경 대표는 “이번 보고서를 통해 시민이 먹는 ‘개고기’가 어떻게 유통돼 식탁에 오르는지를 낱낱이 드러내고 있다”면서 “우리가 묵인하는 사이 수많은 개들이 심각한 고통 속에 죽어가지만, 한편에서 불법으로 이득을 취하고 있는 현실을 밝히고자 노력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를 통해 발의된 ‘개 식용 종식을 위한 특별법안’을 국회가 빠르게 통과시키고, 정부는 개식용 산업 조기 종식의 당위성을 속히 받아들여 과감한 행정조치를 취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보고서는 동물권행동 카라 공식 홈페이지 자료실에서 내려받아 볼 수 있다. 또한 행정기관에 한해 보고서 책자를 우편으로도 받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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