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민간경제에 깊숙이 관여…MPM 협력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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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L 대학을 방문한 지난달 23일 KL 대학 총장(앞줄 오른쪽 첫번째)과 한국 협력사 관계자들이 한국어 수업 중인 학생들과 함께 단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세계로컬신문 김수진 기자] 경제 급성장 중인 말레이시아는 장기불황을 겪고 있는 한국의 기업에게는 좋은 시장이다.
지리적으로 아세안 지역의 중심에 있다는 이점 외에도 이슬람이 국교이면서 영어가 통용되는 다양한 문화가 공존한다.
때문에 내수시장에 기회가 많고 타 국가와의 접근성도 용이해 투자매력도 높다.
IMD 국가경쟁력보고서에 따르면 말레이시아의 국가경쟁력은 2014년 12위로 꾸준히 상승하고 있으며 인근 동남아 국가들에 비해서도 높은 수준의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인구 수에 비해 교역 규모가 상대적으로 크고 비즈니스 환경도 양호해 현재 약 5000개의 다국적 기업이 진출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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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21일 본보 김정태 편집국장(오른쪽 세번째)과 다토 하싼 빈 매드 MPM 회장(오른쪽 두번째) 등 10여명이 말레이시아 쿠알라 룸푸르에서 열린 말레이시아 대표 언론매체인 BH 그룹 창립 60주년 기념식에 참석 후 아맛 자히드 하미디 말레이시아 부 수상(오른쪽 네번째)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여기에 최근 ‘비전 2020’이라는 장기 발전전략과 5년 단위 중기발전계획을 수립하고 체계적인 경제발전 전략을 추진 중으로 투자 시기로도 지금이 적기다.
하지만 무턱대고 뛰어들었다간 접근조차 못하고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일반적으로 민간이 움직이면 정부가 지원하는 다른 국가와는 달리 정부가 민간 경제에 깊숙이 참여하는 말레이시아의 시장 성격을 파악하지 못하면 성공하기 어렵다.
현재 말레이시아의 정부기관 및 공공기관, 대기업들은 직수입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말레이시아 정부가 자국기업에 가능한 많은 사업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전문가들은 이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본지도 말레이시아 정부 측 자문위원회인 MPM(Malay Consultative Council)와 협력적인 관계를 구축한 한국 글로벌코너스톤그룹(GCG)의 협력을 통해 지난달 MPM와 전기차 관련 MOU를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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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22일 수상궁 기술 기관(MIGHT) 회장(왼쪽)이 말레이시아와 한국의 협력 방법에 대해 소개하고 있는 모습. |
정부 입김이 센 말레이시아에서 MPM의 영향력이 무척 클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말레이시아 현지에서 확인한 결과 그 예측은 맞았다. 기술인증기관이나 수상궁 기술적용기관, 수상궁 기술기관, 자동차연구소, 페트로나스, 마인즈 등 수 많은 정부기관과 세계적인 기업들이 MPM의 협력기관 혹은 협력사로 돼 있다. 즉 MPM과의 협력 없이 시장 진출은 어렵다는 것.
실제로 국내 한 기업이 자사의 뛰어난 기술력만을 믿고 독단적으로 진출을 시도했지만 실패한 사례도 있었다.
MPM을 통해서 한국 기업 진출이 가능토록 한 이유에 대해 다토 하싼 MPM 회장은 “거대 중국 자본에 휩쓸리지 않고 기술력이 검증된 한국 기업을 말레이시아 고위 정부 기관으로 바로 연결해 빠르고 정확하게 지원하기 위해 이 같은 프로세서를 구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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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24일 글로벌 석유화학회사인 페트로나스 관계자가 PPT를 통해 회사 운영 현황 등에 대해 소개하며 한국과의 유기적인 협력 필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패트로나스 측도 “MPM의 협력사인 만큼 MPM과의 적극적인 논의를 통해 말레이시아와 한국, 양국이 함께 발전할 수 있는 방안을 찾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또 현지 기업과의 유기적인 협조가 말레이시아 진출의 전제다. 자국기업과의 기술적인 협력 구축은 말레이시아 정부 기관 어디에서나 강조하고 있다.
말레이시아에서 가장 큰 사립대인 ‘쿠알라 룸푸르 대학(KL 대학)’의 경우 스페인, 프랑스, 영국 등 선진국과의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조선업, 의료, 비즈니스, 항공, 화학, 유통 등 12개 캠퍼스를 구축하고 있다.
KL 대학 측은 “학생들이 취업이나 창업 후 현장에 적응할 수 있도록 각 국의 우수 기술을 가르치고 있다”며 “한국과도 협력을 통해 테크니컬한 한국 기술력을 학생들이 배울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또 ‘기술대학(VCUiTM)’ 측도 “한국의 질 높은 기술력을 말레이시아인에게도 알려줄 수 있는 장이 열리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본지와의 협력사이자 전기차 기업인 (주)새안도 말레이시아 기업에 기술을 이전하는 조건으로 진출 논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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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22일 도시개발 전문기업 알트플러스 안호경 회장이 MIGHT 회장에게 말레이시아 개발 방향에 대해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
이밖에도 기술인증기관, 수상궁 기술기관, 자동차연구소 등 많은 기관에서도 말레이시아 기업과의 협력을 강조하며 기술이전, 혹은 지역개발 등을 전제로 한 진출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부미푸트라에 대해서도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말레이시아는 중국계 말레이시아인에 비해 경제적 위상이 약했던 말레이계 말레이시아인을 우대하는 정책인 부미푸트라 정책을 써 왔다.
최근 많이 약화됐다고 하지만 국영기업이 발주하는 프로젝트나 정책 등에는 여전히 부미푸트라 정책이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 지난달 23일 MPM 협력사인 스칼라 그룹 본사 회의실에서 한국의 정수장 자동제어설비 및 엔지니어링 컨설팅 회사인 오투엔비 반승현 대표(왼쪽)가 MPM(회장 다토 하싼, 중앙)·강성태 GCG 그룹회장과 물 처리 기술 관련한 MOU을 체결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지난해 발간한 ‘말레이시아 출장자료’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모 기업에 제품 납품을 위해서는 말레이계 현지 업체를 독점 에이전트로 선정하거나 말레이계 지분이 포함된 회사(합작투자회사)를 설립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평등을 위한 차별’ 아니냐는 비판도 있지만 거대 중국 자본에 대처하기 위해 말레이시아 정부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책으로 이해하면 된다.
강성태 GCG 그룹 회장은 “말레이시아는 아직 미개척된 분야가 많고 열린 마음으로 한국 기업을 받아줄 준비가 완비된 기회의 땅”이라며 “한국 기업의 본격적인 진출을 위해 MPM과 유기적인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진행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말레이시아는 어떤 나라?
말레이시아는 서말레이시아(약 13만km²)와 보르네오섬 북서부의 사라왁 및 사바로 이뤄진 동말레이시아(약 20만km²)로 구성돼 있다.
다민족 국가로 말레이계(62%)가 가장 많으며 이어 중국계(23%), 인도계(7%), 기타(8%)의 민족이 어울려 살고 있다.
말레이어를 공용어로 하지만 영어도 자유자재로 구사 가능하다. 연방 인헙군주제로 말레이계 9개주 술탄이 5년 마다 순환하며 국왕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한국은 2015년 기준 14대 수출 및 수입대상국이며 우리나라의 對말레이시아 수출은 77억 3529만 달러, 수입은 86억 943만 달러를 기록한 바 있다.
주로 집적회로반도체나 철구조물, 평판디스플레이 등 제조업 제품을 말레이시아로 수출하고 있으며 천연가스와 중유, 컴퓨터 부품 등을 수입하고 있다.
▲ 지난달 24일 말레이시아 국민차 브랜드 ‘프로톤’을 이끈 바 있는 야스민 홀딩스의 탄 스리 다툰 아즈미 압둘 와합 고문이 새안 관계자와 기술이전과 생산 공정, 유통 방법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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