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움 제공한 시간만큼 ‘시간화폐’ 적립
나에게 필요한 도움 받을 때 사용하는 新품앗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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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시는 2일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주요 기관과의 상생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성공적인 사업 추진을 위한 발대식을 개최했다. (사진=서울시) |
[세계로컬타임즈 이효진 기자] 서울시는 자신의 시간과 재능을 써서 도움이 필요한 다른 사람을 도와주고, 내가 쓴 시간만큼 ‘시간화폐’를 적립해 나에게 필요한 도움을 받을 때 사용하는 신개념 품앗이 ‘서울시간은행’을 시작한다.
다른 회원에게 도움을 제공하면 활동시간 만큼 시간화폐(Timepay, 타임페이)를 적립하고, 적립된 시간화폐는 다른 사람으로부터 도움을 받을 때 사용하는 방식이다.
‘서울시간은행’은 간단한 집수리부터 카풀, 반찬 나눔, 반려동물 산책 같이 거의 대부분의 일상적인 도움을 주고받기에 적용될 수 있다. 예컨대, 스마트폰 사용이 어려운 어르신에게 스마트폰 사용법을 가르쳐드리고 시간화폐를 적립한 대학생이 나중에 자취방 이삿짐 나르기나 자전거 수리 같은 도움이 필요할 때 시간화폐를 사용하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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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간화폐 적립 및 사용 방식 |
우선 올해 4개 거점(지점)에서 시범사업을 시작하고, 연말까지 민간 전문기관을 통해 사업 효과를 분석‧검증한다. 2023년에는 자체 온라인 플랫폼을 런칭하고 서울 전역으로 확대해 본 사업에 돌입한다.
시범사업은 9일부터 네이버 카페 ‘서울시간은행’을 통해 순차적으로 시작한다. 14세 이상 서울시민 누구나 회원으로 가입할 수 있다.
시범사업이 추진되는 4개 거점별로 코디네이터가 배치돼 활동 수요‧공급 매칭, 시간화폐 적립‧사용 등을 지원한다. 은행 지점 개념의 4개 거점(▲국민대-정릉 ▲방아골종합사회복지관-방학2동 ▲타임뱅크하우스-홍은동 ▲서울시청)에 적용해 추진한다.
▲ 국민대-정릉지점 : 대학생과 지역주민 상생발전 위한 대학연계모델…지역경제 활성화 기대
국민대학교 학생들과 정릉동 일대 주민들이 함께 참여한다. 학생들은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그간 이론으로 학습한 사회적가치 창출에 참여하는 기회를, 지역주민들은 대학자원을 활용할 기회를 각각 얻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역 어르신들이 어려워하는 물품조립법·디지털기기활용법·운동방법 코칭 등 일상생활 도움을 요청하면, 요청받은 학생들이 도움을 제공한다. 학생들도 주민들에게 자취방 정리정돈·밑반찬 나눔·창업 노하우 등 소소하지만 유용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지역상권 활성화를 위한 프로젝트 등 지역상생활동과 시간은행활동을 연결, 확장해가는 것은 국민대학교 산학협력단에서 기획·지원한다.
▲ 방아골종합사회복지관지점 : 세대 구분없는 종합 커뮤니티 케어 중심 공간연계모델…호혜활동 선순환 기대
어르신, 어린이, 청소년, 중장년층, 가정주부 등 전 세대가 이용하는 공간인 특성을 살려 세대를 넘나들며 서로 도움을 주고 받는 ‘세대통합형’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갈 계획이다. 복지관 이용 어르신의 요청으로 인근 스마트폰 가게 운영주민이 스마트폰 이용법을 알려주면 이를 시간단위로 환산해 시간화폐로 지급받는다. 적립된 시간화폐를 사용해 우천시 자녀의 학교에 우산을 대신 가져다주는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 어르신에서 시작한 도움이 자녀세대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도움을 받은 학생이 다시 어르신에게 말벗 도움을 드리는 등 활동이 순환하고 세대를 넘나드는 포괄적 커뮤니티 연결망이 생긴다.
▲ 타임뱅크하우스지점 : ‘노노(老老)케어’ 활동 중심으로 자기 효능감 높이고 관계망 확장
노인이 노인을 돌보는 일명 '노노(老老)케어' 활동을 중심으로 노인의 자기효능감을 높이고 고립된 관계망을 확장하는 것에 집중할 계획이다. '서로배움교실'을 운영한다. 노인 한 명이 요청을 받아 탁구·게이트볼 등 생활체육을 1시간 코칭해주면 이를 시간화폐로 적립하고, 이를 사용해 동료 노인에게 자기 집 화단가꿈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노인 간 서로배움 교실을 통해 비슷한 연령대의 동네주민이 서로 ‘얼굴보고 안부묻기’를 할 수 있어 외로움과 고립감 해소를 기대할 수 있고, 노년층의 자기효능감도 높일 수 있다.
▲ 서울시청지점 : 시 공무원 대상 아이돌봄, 카풀 등 서로 도움으로 안정적 직장공동체 형성 기대
‘서울시청지점’은 같은 직장 동료라는 기존 신뢰 관계에 기반한 모델로, 일과 육아의 병행을 돕는 아이돌봄 활동에 많은 수요가 몰릴 것으로 보고 있다. 어린이집 등하원 카풀, 주말 육아 품앗이 등의 활동부터 카풀, 1:1멘토링, 업무 노하우 공유, 물품 대여 등의 일상적 도움까지 확장 가능하다.
서울시는 올해 하반기까지 민간 전문기관을 통해 시범사업 효과를 분석·검증하고 2023년까지 ‘서울시간은행’ 사업을 전(全)지역ㆍ전(全)영역으로 확장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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