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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영향으로 관객이 급감하는 등 직격탄을 맞은 영화업계가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사진=뉴시스) |
[세계로컬타임즈 김영식 기자]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가 최근 한국 경제 산업 전반에 직격탄으로 작용하고 있는 가운데, 영화계 역시 ‘절체절명(絶體絶命)’의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다.
◆ 상영관 매출 80% 급감…CGV도 ‘백기’
26일 업계에 따르면 영화진흥위원회의 지난 23일 기준 통합전산망 집계 결과 전국 극장 일일 관객 수는 2만2,526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집계가 시작된 지난 2004년 3월 29일 2만6,750명이던 최저 기록이 16년 만에 바뀌게 된 셈이다.
지난 주말인 21~22일에도 전국 극장 관객 수는 13만4,925명에 그쳤다.
관객 발길이 끊기자 상영관 수익도 급감했다. 최근 영화 상영관 매출은 전년 대비 80% 줄어들었으며, 특히 이들 수익은 영화산업 총 매출의 80%를 차지한다는 점에서 사안의 심각성이 크다는 평가다.
국내 1위 멀티플렉스 CGV조차 상영관 영업의 잠정 중단을 선언했다. 오는 28일 주말부터 전국 직영 116개 중 30%인 35곳의 극장 영업을 잠정적으로 중단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정상 영업을 하는 곳에서도 상영관 전체가 아닌 일부만 운영하는 스크린 컷오프(Screen cut off)제가 도입‧시행된다. 이외에 ▲주 2일 휴업을 통한 주3일 근무제 전환 ▲연말까지 대표 30%, 임원 20%, 조직장 10% 월 급여 자진 반납 등 자구책을 마련해 실시한다.
업계 1위 기업의 이 같은 결정은 여타 멀티플렉스 업체들에도 향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상영관 외에도 영화제작 및 마케팅사들의 어려움도 가중되면서 영화 관련 일정이 연기되는 등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현재 무려 50편 이상의 영화들이 개봉 일정조차 잡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윤성현 감독의 신작 ‘사냥의 시간’은 극장 개봉이 아닌 온라인 기반 넷플릭스 공개를 선택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한국 신작의 ‘넷플릭스 직행’은 이번이 첫 사례로, 배급사와 해외 판권 세일즈사 간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며 법적 공방 조짐으로까지 비화됐다.
◆ 업계 “코로나19 대응 정부 대책 즉각 마련돼야”
관객 수 감소→매출 하락→신작 상영 축소 등 악순환이 이어지면서 1만 명 남짓한 관객 동원에 불과한 재개봉 영화 ‘라라랜드’가 전날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는 기이한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이처럼 사상 초유의 감염병 확산으로 영화계 산업 전반이 고사(枯死) 위기에 내몰리자 업계는 한 목소리로 정부 지원을 촉구하고 있다.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한국영화감독조합 등 영화계 단체와 CGV·메가박스 등 극장, 씨네Q·NEW 등 유관 단체 등이 모인 코로나대책영화인연대회의는 이날 ‘코로나19로 영화산업 붕괴 위기,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이 같이 밝혔다.
이들은 성명에서 “코로나19란 벗어날 수 없는 거대한 파도를 만난 한국 영화산업은 지금 그 깊이조차 알 수 없는 심연 속으로 끌려들어가는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았다”며 “그동안 쌓아온 한국영화의 위상마저 한 순간에 무너질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이어 “위기 상황 속에서도 한국 영화산업은 정부의 지원에서 완전히 외면당하고 있다”며 “문화체육관광부와 영화진흥위원회는 현 시급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영화산업 전체가 공멸할 수 있다는 위기감을 갖고 당장 정책 실행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대회의는 이날 ▲영화산업의 특별고용지원 업종 선정 ▲영화산업 피해에 대한 금융지원 정책의 즉각 시행 ▲정부의 지원 예산 편성 및 영화발전기금의 지원비 긴급 투입 등을 건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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