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청, ‘국민건강영양조사 기반 음주 심층보고서’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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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음주문화의 전반적 개선이 시급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픽사베이 |
[세계로컬타임즈 김영식 기자] 최근 10년간 국내 성인 음주량 조사 결과 성별을 불문하고 ‘폭음’ 관련 인식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 “폭음 증가세…음주문화 전반적 개선해야”
질병관리청은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활용해 ‘국민건강영양조사 기반 음주 심층보고서’를 발간한다고 30일 밝혔다. 이 보고서에는 만19세 이상 성인 음주행태에 대한 최근 10년간 추이 변화, 취약집단의 음주행태 및 관련 요인 등 분석 결과가 담겼다.
조사 결과, 우리나라 성인의 음주행태는 최근 10년간 큰 변화는 없었으며, 전반적으로 남성은 감소하고, 여성은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남성이 여성보다 여전히 음주율이 높았고, 연령별로는 남성 40~50대, 여성 20~30대에서 높게 나타났다.
지표별 추이 변화를 보면 연간음주자의 고위험음주율은 남성은 감소(2012년 25.1%→2021년 23.6%)한 반면, 여성은 증가(2012년 7.9%→2021년 8.9%)해 다른 양상을 보였다.
연령별로는 남성 40~50대, 여성 20~30대에서 높았다.
연간음주자의 월간폭음률을 살펴보면 남성의 경우 유의하게 감소(2012년 61.7%→2021년 56.0%)했지만, 여성(2012년 31.0%→2021년 31.1%)은 큰 변화가 없었다. 다만 남성 40~50대, 여성은 20~30대에서 각각 높았다.
연간음주자의 지속적 위험음주율도 남성은 10%, 여성은 3% 수준으로 연도별 증감을 반복하고 있으며, 남성의 경우 50~60대, 여성은 30대에서 가장 높았다.
담배·주류 둘 다 사용자(현재 흡연하면서 월간 음주) 비율은 최근 10년간 감소 추세(남성 2012년 36.2%→2021년 28.1%)지만, 담배·주류 둘 다 고위험사용자(매일 흡연하면서 고위험 음주)의 경우 최근 10년간 큰 변화 없이 남자 10명 중 1명(2021년 10.6%)인 것으로 나타났다.
소량 음주로 금세 얼굴이 빨개지는 알코올 홍조증을 경험한 사람은 10명 중 4명(2021년 남 38.9%, 여 36.4%)이었다. 그 중 고위험음주를 하는 경우는 남자 14.0%, 여자 4.3%로 남자가 여자보다 3배 정도 더 높았다.
알코올 홍조증은 알코올 분해효소가 부족해 생기는 증상으로, 이런 증상을 가진 사람이 지속적으로 고위험음주 시 식도암 등 암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고 보고되고 있다.
만성질환 치료약 복용자(만 30세 이상, 고혈압‧당뇨병‧이상지질혈증‧천식 치료약을 1개 이상 복용)의 고위험음주율도 남성 20.4%, 여성 9.0%로 남성에서 높았다.
음주행태 관련 요인으로는 성, 연령, 건강행동 실천 등이었다.
여성보다 남성(고위험음주 3.04배, 월간폭음 3.58배, 지속적 위험음주 5.07배), 70대 이상에 비해 낮은 연령(40대에서 고위험음주 2.44배, 월간폭음 2.85배, 지속적 위험음주 1.52배)에서 음주할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건강행동 실천 점수가 낮을수록(0~3점에서 고위험음주 33.62배, 월간폭음 3.12배, 지속적 위험음주 8.33배) 음주할 위험이 더 높게 나타났다.
결국 최근 10년간 남성이 여성보다 여전히 높은 음주율을 보이지만 남성은 감소, 여성은 증가 경향을 보였으며, 특히 남성 40~50대, 여성 20~30대에서 각각 높았다. 또한 담배·주류 둘 다 사용자, 홍조증 경험자, 만성질환 치료약 복용자 등 취약집단에서 위험 음주가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심층분석 연구를 수행한 김광기 인제대 교수는 “우리나라는 음주에 관대한 문화적 특성이 있다”며 “특히 20~30대 여성 음주율이 높은 것은 도수가 낮은 술이나 과실주 등 주류상품 개발로 접근성이 높아지고, 음주에 대한 사회‧문화적 수용성도 높아진 영향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어 “주류 소비 및 음주폐해 감소를 위해서는 대국민 음주가이드라인 개발, 음주 경고문구 강화와 주류광고 및 마케팅 규제, 장소‧시간적 음주 제한 등 주류이용가능성 제한 정책이 더욱 강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음주 취약집단 대상으로 상담 및 교육 등 보건의료서비스 강화와 개인이 음주 위험성을 인지하고 자율적인 의사결정 능력을 갖추는 등 음주 건강 문해력 향상을 위한 교육‧홍보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음주는 만성질환의 주요 위험요인으로 음주행태 개선을 위해서는 개인뿐만 아니라 음주조장 환경을 개선하는 사회 전반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면서 “질병청은 음주행태 감시와 근거 강화를 위한 국가건강조사를 지속하고 음주조장 환경 개선과 취약집단별 맞춤형 예방 정책 지원 등 음주폐해 감소 및 국민 건강증진을 위해 관계부처 간 적극 협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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