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정윤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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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윤천 시인 |
파꽃은 피워놓고그 곁에 잠이 들고 싶은 날이 올 것 같았다
시인 정윤천
맨 처음 너에게로 가까워져 갔을 때
너는 앞을 쳐다보며 있었고
나는 동그랗고 커다란 지구의
뒤편에서 걸어가
거기까지 닿았다
너는 너무 한참 동안이나 거기 서 있었던 것 같았고
나는 너무 오래 걸려서
거기에 닿았다
지하철 극장에서 나오는 배우들의 회랑이
깊고 붐볐다
머리 위의 태양이
아직 커 가는 한낮을 어루만지며 있는 중이었는지
알 수 없었다
자꾸만 어디선가
파꽃 같았다
파꽃이라고 피워 놓고
그 곁에서 잠이 들고 싶어지는 날이
올 것 같았다
나는 저 청색의 꽃 몸통 하나를
오래 기억해야 할 것 같았다
맨 처음은
동그랗고 기인 지구의 뒤편에서 걸어와
피우게 될지도 모르는 일인 것 같다
그것은
파꽃보다 하얗게 부퍼 올랐던
순식간의 속으로 였을 것 같았다.
<작가 약력>
▲전남 화순 출생무등일보 신춘문예 당선
지리산 문학상
계간 ‘시와 사람’ 편집주간
계간 실천문학 등단
시집 : 생각만 들어도 따숩던 마을의 이름’
흰 길이 떠올랐다
탱자꽃에 비기어 대답하라
발해로 가는 저녁
시화집 : 십만년의 사랑
현재 : 예술카페 ‘첫눈’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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