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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철강업계 1분기 실적이 부진을 면치 못한 가운데, 2분기 역시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사진=뉴시스) |
[세계로컬타임즈 김영식 기자] 올해 1분기 국내 철강업계가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든 가운데, 다가오는 2분기에도 여전히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란 암울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철광석 등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상당한 타격을 받은 국내 주요 철강업체들이 제품가 인상을 고려하고 있으나, 장기화된 경기 침체로 유관산업 내 반발이 이어지며 이들 간 ‘눈치 게임’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철광석 가격, 5개월 새 30% 급등
8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현대제철 등 국내 주요 철강업체들의 올 1분기 실적은 크게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수익성 악화 요인으로 원자재 공급 부족에 따른 가격 급등이 꼽힌다.
실제 지난 1월 발생한 브라질 발레 댐 붕괴와 3월 호주 사이클론 등의 악재로 철광석 공급량이 크게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올 1월 톤(t)당 72달러 수준이던 국제 철광석 가격은 발레 광산댐 붕괴 직후 크게 오르기 시작해 이달 기준 94달러까지 무려 30% 가까이 뛰었다.
이 같은 여파로 포스코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 1조2,029억원, 현대제철은 2,124억원을 각각 기록, 전년 동기 대비 19.14%, 27.62% 감소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문제는 이처럼 불리한 영업 환경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미중 무역 분쟁으로 대표되는 글로벌 보호무역 기조 강화로 인해 국내 업체들의 수출길이 날이 갈수록 좁혀지고 있다.
미국은 물론, 중국과 유럽연합(EU) 등이 속속 자국 산업보호를 우선하는 정책 기조를 노골화하고 있으며, 특히 EU는 최근 한국산을 포함, 수입 철강에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시행하기도 했다.
‘실적 폭탄’ 조선‧자동차업계, 철강 가격 인상 ‘곤혹’
이런 가운데, 철강업계 고민은 국내 유관 산업계와의 갈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조선업계와의 ‘후판가격’을 둘러싼 갈등 양상과 자동차업계와의 강판가 협상 등이 이에 지목된다.
업황 부진이란 공통 과제를 안고 있는 조선‧자동차업계는 철강업계가 만족할 만한 수준의 철강재 가격 인상은 현 시점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철강업계와 조선업계 사이 장기간 이뤄지고 있는 후판 협상은 여전히 지지부진한 상태다. 업계 일각에선 조선업황이 좀처럼 개선되지 못하면서 결국 철강업계가 최초 제시한 가격보다 낮추는 등 양보가 우선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게다가 글로벌 시장 수요 부족으로 사상 최악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심각한 자동차업계와의 강판 가격 인상 협상은 시작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해외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는 건설업계와의 관계도 크게 다르지 않다.
결국 업계 간 눈치 싸움이 치열해지고 있는 양상이다.
철강업계 한 관계자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원자재 가격 상승분이 반영되지 않을 경우 2분기 실적도 쉽지 않을 전망"이라며 "1분기 대비 하회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일각에선 1분기 대비 철강업계의 2분기 또는 하반기 실적 전망에 대해 글로벌 무역분쟁 완화, 중국 수요 회복 등의 긍정적 시그널이 감지된다는 이유로 어둡지만은 않을 수 있다는 ‘조건부’ 낙관론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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